"성장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인턴(The Intern)>은 단순한 세대 간의 코미디를 넘어,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품은 작품입니다. 세대를 초월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지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턴>이 전하는 메시지를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세대의 차이? 결국 마음을 여는 일이었다
<인턴>은 "노년"과 "청춘"의 충돌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하는 벤은 은퇴 후 무료함을 느끼다가 젊은 CEO 줄스(앤 해서웨이)의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갑니다. 겉보기엔 모든 것이 어색할 것 같은 조합이지만, 영화는 이 둘 사이에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존중과 이해를 그려냅니다.
벤은 최신 트렌드에 무지하고, 줄스는 인생 경험이 부족합니다. 이들은 서로를 보완하며 서서히 성장해 나가죠. <인턴>은 "차이"를 부각하기보다, 차이를 넘어서는 "연결"을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영화 속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세대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따뜻한 제안처럼 느껴집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인터뷰(※ 참고: The New York Times, 2015년 9월)에서 “세대 차이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이 만났을 때 생기는 아름다움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말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의 존재감, 조용한 힘으로 이끌다
로버트 드 니로는 <인턴>에서 기존에 보여주었던 강렬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선보입니다.
그는 과장 없이, 절제된 연기로 ‘진짜 어른’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벤은 권위를 부리지 않고, 조언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곁을 지키며, 자신의 삶에서 얻은 지혜를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드 니로는 눈빛 하나, 손짓 하나로 관객에게 신뢰와 따뜻함을 전하며, "나이 듦"이 주는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특히 줄스가 인생의 큰 결정을 앞두고 혼란스러워할 때, 벤이 보여주는 침묵 속의 배려는 <인턴>이 왜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서는 영화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드 니로는 이 작품을 통해 ‘나이 든다는 것’이 쇠퇴가 아니라, 또 다른 성장임을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앤 해서웨이의 성장 서사, 완벽해 보이는 CEO의 불안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줄스는 표면적으로는 ‘모든 것을 이룬 여성’처럼 보입니다. 젊은 나이에 창업한 패션 스타트업을 성공시켰고, 가정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녀의 이면, 즉 완벽한 성취 뒤에 숨겨진 불안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줄스는 회사 경영의 압박, 가족과의 갈등, 사회적 편견 속에서 점점 지쳐갑니다. 그녀의 불안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특히 여성 리더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반영합니다. 앤 해서웨이는 줄스의 강인함과 상처를 세심하게 표현하며, 관객이 그녀의 복잡한 심정에 공감하도록 만듭니다.
줄스가 벤과 마음을 터놓기 시작하는 과정은, 단순한 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기대와 압박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성장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참고: Vanity Fair, "앤 해서웨이 인터뷰", 2015년 10월호)
공간과 스타일, 낸시 마이어스 특유의 미학
<인턴>은 이야기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매우 세련된 작품입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특유의 감각으로, 따뜻하고 세련된 공간을 통해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줄스의 사무실은 개방적이면서도 활기찬 느낌을 주며, 벤의 고전적인 옷차림과 대비를 이룹니다. 두 인물이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공간 또한 점점 더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조명으로 변화합니다.
또한 패션, 소품, 음악까지 세심하게 배치되어 있어, 관객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디테일에서도 캐릭터의 성격과 변화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왜 '감성적인 공간 연출'의 대가로 불리는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줍니다.
(참고: Architectural Digest, "낸시 마이어스 영화 속 공간 미학", 2015년 11월호)
인턴이 남긴 따뜻한 질문: 우리 모두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인턴>은 관객에게 다음과 같은 조용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습니까?"
성장은 나이나 직업, 사회적 위치에 의해 멈추지 않습니다. 벤은 은퇴 후에도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인생을 확장하고, 줄스는 이미 성공한 위치에서도 다시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성장합니다.
이 영화는 ‘성공’이나 ‘완성’이 끝이 아님을, 삶은 끊임없이 배우고 변하는 여정임을 따뜻하게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임을 조심스럽게 전합니다.
*참고자료
- The New York Times, "낸시 마이어스 인터뷰" (2015.9)
- Vanity Fair, "앤 해서웨이 인터뷰" (2015.10)
- Architectural Digest, "낸시 마이어스 영화 속 공간 미학" (2015.11)
- 영화 <인턴> 공식 제작노트